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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한참인 시국이었지만 꼭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요 그 영화는 바로 오늘 리뷰를 할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본 관객들이라면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류승완 감독은 전작 군함도에서 우리나라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인 사실을 영화로 담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관객들에게 혹평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식민지 시대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극명하게 갈리던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일본에 수출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인지 피해자인 조선을 오히려 욕되게 하는 대사들과 내용 전개가 논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그런 논란이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다행히 논란이 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이 영화를 감상하기에 앞서 시대적배경에 대해 알고 가면 더욱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영화의 시대적배경 : 1991년의 소말리아.
==>1991년은 대한민국이 UN에 가입하기 전이라 한국은 외교관들을 소말리아에 보내서 정치 외교를 하게 됩니다. 북한 역시도 UN에 가입하기 전이라 외교 과정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만나게 되는데 서로 UN에 가입하고자 하는 의욕 때문에 감정이 좋을 리 없습니다. 그러던 와중 정말 뜬금없이 소말리아 내에서 내전이 발생하게 되고 한순간에 한국과 북한 이 두 나라의 외교관들은 고립되어 버립니다.
2) 소말리아의 내전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건들.
갑작스럽게 발생한 소말리아 내전의 배경은 오랜 독재정치에 반발감을 갖고있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민중들이 오히려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불붙기 시작합니다. 하루아침에 달러를 뺀 모든 돈들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상황이 발생하고, 이에 위험을 느낀 외교관들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상황은 늦어버렸습니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상황에 이르게 되자 강대진참사관 (조인성)은 기지를 발휘하여 소말리아의 경비병력을 통해 한국 대사관 식구들의 목숨을 보호하게 됩니다.
3) 남과 북 하나로 힘을 합친 탈출사건의 전말.
내전이 발생하자 목숨이 위태롭긴 북한외교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그동안 정보원으로 이용했던 사람들의 습격을 받아 한순간에 거리로 내몰리게 되자 중국대사관으로 피신하려 합니다. 하지만 중국대사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갈 곳이 없어진 그들은 한국대사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애당초 감정이 좋지 않던 그들이라 거리로 돌려보낼 거라는 예상을 깨고 한국 쪽은 북한 외교관들을 거두어줍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강대진은 북한 외교관들을 한국으로 전향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북한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한국 쪽을 보호해주던 경비병력 역시 철수해 버립니다.
그렇게 그들은 낯선나라 한복판에서 서로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4)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극 후반에 나오는 탈출 장면.
류승완 감독의 그동안의 작품을 보면 논란이 있던 적은 있었지만 영화가 지루했던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남과 북이 하나로 손을 잡고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매우 스릴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특히 주인공들이 차를 타고 탈출하는 장면에서 총격전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오직 생존만을 위해 하나로 뜻을 모았던 그들의 절박함이 제대로 드러난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남쪽과 북쪽의 외교관들은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것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오긴했지만 그때만 해도 서로 적대국이었던 두 나라가 힘을 합쳐 내전이 생긴 나라에서 탈출하는 성공기를 영화로라도 접해보니 가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시대적배경이 되어주었던 소말리아 내전 당시의 상황은 우리나라의 5.18 민주화 운동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나라의 모든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 국민들은 갈 곳을 잃고 피신해야만 했으며 여차하면 누구든지 아무 죄도 없이 죽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그들이 택한 협력은 그들의 탈출을 무사히 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강대진 역할을 한 조인성 배우와 북한 외교관 태준기를 연기한 구교환 배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이 두 배우의 연기력이 돋보인 장면이 있었는데 한밤중에 벌인 두 배우의 격투신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구교환 배우는 예전에 영화 '반도'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가 더 관객몰이를 할 수 있었을것 같은데 아쉽게도 코로나 시국이라 코로나 전처럼 1000만 관객몰이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볼만한 한국영화 대작이 나온 것 같아서 매우 뿌듯합니다.
관람하지 않으신분들은 꼭 관람해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