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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꿈이 있다면 복권에 당첨되거나 돈을 많이 벌어서 퇴사를 하는 것이다. 나의 이 꿈은 언제나 ing중이기만 하다.

로또를 매주 사지만 당첨이 되는 확률은 많이 희박한 일이며, 제일 많이 당첨되었을때는 오만원이 6번 당첨되어 30만원이 

가장 큰 당첨금 이었다. 그래서 포기할만 하지만 언제나 희박한 꿈을 안고 매주 로또를 구입한다. 

 

 

왜 이렇게 로또구입을 열심히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제 40대를 목전에 둔 지금 이제는 제발 회사에 그만 나가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생
밖이 지옥이라도 전쟁터에서 벗어나고 싶은게 모든 직장인의꿈이다. 

 

 

 

솔직히 말해 나의 20대를 되돌아보면, 가진 능력에 비해 직장운은 좋았던것 같다. 그렇다고 큰 회사를 다녔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할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어느정도 직장내에서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열심히 일해서 뿌듯했던 적도 있었지만 받을 수 있는 월급은 내 기대치가 높은 탓인지 기대치에 비해 턱없이 낮으며, 월급이 인상되고 직급이 올라감과 동시에 회사에서 나를 향한 기대치 역시도 올라가서 매우 피곤했다. 

신입사원때는 신입이어서 상사들 눈치보느라고 피곤했는데, 어느정도 직급이 올라가자 또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야하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겨서 너무나도  피곤하다. 그냥 직장인들에게는 언제나 피곤함이 일상인 것이다. 

 

 

미생
유투브 캡처 

 

 

 

그래도 나이가 어느정도 찬 지금, 신입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넘치는 젊은 에너지들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젊고 건강한 느낌을 풍기는 젊은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외모를 떠나 다들 예뻐보이기도 한다. 이런 시선을 가지는 것이 일단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다. 

 

 

요즘 신입들을 보면서 나의 25살 시절을 돌아보는데, 그때는 세상 모든것을 할수 있을것 같은 패기도 있었고, 내가 회사의 과장님이나 차장님쯤 되면 돈을 정말 많이 벌어놨겠지 하는 착각역시 하고는 했었다. 말 그대로 착각 이었다.

그리고 이따금 버릇없이 상사들에게 버릇없이 굴기도 했었는데, 지금와서 이유를 굳이 따져보자면 그 시절 젊은 나의 눈에는 회사 상사분들이 너무나도 꽉막힌 꼰대처럼 보였기도 했고, 업무를 보면서도 그들의 꽉 막힌 사고방식때문에 내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상무님이 대표님에게 업무적으로 깨지는 모습을 보면, 저 나이 먹고도 일을 저렇게 못할까 싶어서 한심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굳이 남을 평가할 위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주제파악 못하고 참 교만했다. 

 

 

그런데, 그렇게 주제파악 못했던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에 다니던 나는 그동안 긴 시간동안에 사람들을 살펴본 결과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인사고과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홀히 대하며 무시했던 상사들에게 찍힌 힘없는 신입사원들이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목격해왔다.

 

 

여자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본 사례들 역시 해고자는 모두 여자직원들이었으며, 모두 자신이 보기에 무능하기만 해 보였던 윗 상사들에게 찍혀서 말 그대로 해고된 경우였다. 남자들의 경우는 군대생활때문인지 위계가 제대로 잡혀있어서 감히 윗 상사에게는 들이받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았으나, 나랑 같이 일했던 언니들 그리고 여자 동기들은 심심치 않게 짤려 나간것을 봤다.

차라리 일을 못해서 해고된 거라면 덜 억울했을건데, 하나같이 이유는 똑같았다. 일은 어느정도 잘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불편해 하고 윗선에서 보았을때 통제가 안된다는게 그 이유였다.

그리고 본인들이 우습게 보았던 그 상사들은 어쨌거나 회사내에서 본인들 보다는 권력자 였던 것은 틀림없었고, 권력의 힘으로 그들을 찍어 누르는게 가능한 사람들이었다. 한마디로 평소에 친근하게 대해주었다고 해서 만만히 볼 사람들은 아니었는데 주제파악 못하고 날뛰다가 화를 당했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그리고 나갈때 만이라도 도도하게 나갔으면 좋았으련만 본인이 짤릴지를 몰랐던 건지 어쩐건지 다들 하나같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나가는 뒷 모습을 보았을 때 참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역사가 반복되는 것인지 요즘 신입들도 그 시절의 버릇 없던 나와, 그리고 해고된 동기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다.

혼내도 심심치 않게 버릇없이 굴던 신입들.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솓구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자신감의 발판은 그래도 자신이 일도 잘하고 회사내에서 유능하다는 자신감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미생
미생의 일잘하는 상사 '강대리'==>신입사원 장백기를 혼내고 있다. 

 

 

 

미생
하라면 하란대로 하지 자기맘대로 일처리 했다가 강대리에게 혼나는 장백기. 

 

 

얼마전에 네이트판이라는 곳에서 신입사원입장에서 상사들이 일을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하던 글을 본적이 있다.  그 글을 보고 나는 그때 글쓴이에게 이렇게 묻고 싶었다.  "그렇게 일을 못하는 상사가 자리 보존하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니들보기엔 무능해 보이는 상사지만 있을만 해서 그렇게 자리 차지 하면서 월급 받는거라 말해주고 싶었다. 그게 뭐 대표님에게 말 그대로 싸바싸바를 잘해서 그런것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그 사람이 회사내에 있는 이유는 니들이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거라고.  그러니 평탄하게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런사람들 우습게 보다가 화 당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굳이 안그래도 가시밭길인 인생길에 스스로 가시밭길 깔지 말라는 말이다.

 

 

이런이야기 하면 꼰대 같이 보일거 아는데, 솔직히 신입들이 일 잘한다고 해봐야 위에서 보면 헛점 투성인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 잘못을 하나하나 일일이 지적하지 않는다고 해서 본인들이 일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아이들도 보았으나, 그건 정말 착각이다.

 

 

이 글을 쓰는 의도는 다른게 아니라 굳이 적을 만들지 말고, 어떤 경우에라도 사람을 만만히 보지 말란말을 해주고 싶었다.

세상이 다 내 생각대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겠냐만 내 생각대로 돌아가는 것은 정말이지 희박하다. 그러니 젊다는 객기 하나로 남을 조련하고 싶은 마음에 사회생활하며 멋대로 굴었던 적이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신차리는 게 현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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